[바캉스 여기 어때] 한적한 전남…경치 좋은 섬은 어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휴가 여행 트렌드에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파가 몰리는 인기 여행지나 숙박 시설을 방문하는 것보다 휴가 기간 동안 집에서 영화나 책을 보는 '홈캉스'나 특급 호텔에서 완벽한 휴식을 즐기는 '호캉스'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또 국내 여행지 중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힐링 여행지'를 찾아 기분 전환을 하고자 하는 이들도 최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호텔스닷컴이 전 세계 여행객 7천 명을 상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 인식 및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중 한국 여행객 32%가 국내 여행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 30%는 여행을 갈 경우 번잡한 장소 방문을 피하겠다고 답변했다.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직장인 8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여름 휴가에는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이 2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호캉스'가 20%, 집콕이 17%로 나타났다. 지난해 26.2%로 여름 휴가 계획 2위에 꼽혔던 해외 여행은 올해 8.7%로 뚝 떨어졌다.

또 본격 휴가 시즌인 '7말 8초'를 맞아 곳곳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적한 휴가지에 대한 수요는 더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79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단기간이나 2주에 걸쳐 휴가를 집중하는 기업들 중 8월 초가 59.6%, 7월 말이 23.7%로 '7말 8초'라는 응답이 83.3%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71.4%보다 증가한 수치다.

금오도 용머리등대 [사진=월간산 제공] 


이에 국내 아름다운 섬들을 여행객들에게 적극 알리고자 최근 전라남도와 손을 잡은 블랙야크는 휴가철을 맞아 방문하기 좋은 곳을 추천했다. 블랙야크는 섬의 색다른 아웃도어 경험을 전달하고자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 BAC)'에서 시범으로 운영되던 프로젝트를 지난 4월부터 '섬앤산 100'으로 확대해 정식 프로그램으로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41개 전남 지역 섬이 포함돼 있다.

BAC가 가장 먼저 추천한 섬은 전남 여수시 남면에 위치한 '금오도'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 섬으로, 남해에서 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을 의미하는 '금빛 자라'라는 뜻을 갖고 있다.

금오도는 북으로 화태도와 대두라도, 남으로 안도와 연도를 잇는 금오열도의 중앙에 위치한 가장 큰 섬이다. 조선 말 명성황후가 이 섬을 사슴목장으로 지정해 출입을 금하는 보산으로 삼기도 했다.

금오도는 다양한 해식애와 파식대, 해식동을 관찰할 수 있으며 최고봉은 서쪽에 솟아 있는 매봉산, 동쪽의 옥녀봉, 남쪽의 망산 등을 비롯한 300m 내외의 산이 대부분이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은 해돋이와 해넘이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매봉산"이라며 "이곳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한 눈에 바라보며 동백나무, 소나무 등 울창한 숲 속의 산림욕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관매도 관매해변 [사진=월간산 제공] 


금오도의 해안 기암 절벽을 따라 걷을 수 있는 '비렁길'도 있다. 절벽의 순 우리말 '벼랑'의 여수 사투리 '비렁'에서 연유한 이름으로 본래는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 다니던 해안길이다. 항구미마을 뒤 산길에서 시작해 바다를 끼고 돌며 장지마을까지 형성된 비렁길의 총 길이는 18.5km다.

BAC는 걷고 싶은 매화의 섬으로 유명한 '관매도'도 휴가철에 방문하면 좋은 여행지로 추천했다. 이곳은 '관매 8경'을 가질 만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새가 입에 먹이를 물고 잠깐 쉬어 간다는 뜻이 이름에 담겼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당초 '볼매(乶每)'라고 불리다가 한자로 지명을 표기하면서 관매도(觀梅島)가 됐다"며 "또 다른 유래로는 제주도로 귀양 가던 선비가 해변에 매화가 무성하게 핀 것을 보고 관매도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썰물 때에는 인접해 있는 각흘도·항도·방아섬과 연결되기도 한다. 해안을 따라 가면 곰솔해변(관매도해변), 방아섬, 돌묘와꽁돌, 할미중드랭이굴, 하늘다리, 서들바굴폭포, 하늘담(벼락바위), 다리여 등의 '관매 8경'도 펼쳐진다. 마을 입구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800년의 '후박나무'도 볼 수 있다.

관매 8경에서도 으뜸은 바로 제 1경인 곰솔해변(관매도해변)이다. 백사장 뒤로 300년 이상 된 소나무 곰솔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 이곳은 숲길을 따라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게다가 모래 입자가 작고 일정해 바닷물에 젖으면 차량이 달려도 바퀴가 빠지지 않을 정도로 굳어져 발 빠짐 없이 쾌적하게 걸을 수 있다.

생일도 백운산 [사진=월간산 제공]


처음에는 산일도, 산윤도라 불리다가 주민들의 본성이 착하고 어질어 갓 태어난 아기와 같다고 해 날 생(生)과 날 일(日)자를 붙여 생긴 이름의 '생일도'도 이 지역의 유명한 관광지다. 남해의 섬에서 높은 축에 속하는 483m의 백운산과 금곡해수욕장을 낀 동백숲이 있으며, 남쪽에는 용출리 갯돌밭이 장관을 이루는 섬이다.

산세의 아름다움에 취해 구름도 머문다는 백운산은 정상에 서면 맑은 날엔 남쪽 멀리 제주도까지 바라보일 만큼 조망이 좋은 곳이다. 백운산의 능선을 도는 총 7개 구간 14.8km의 생일둘레길은 선착장 부근의 생영초교 뒤편 능선을 따라 용출리 해안 갯돌밭, 금곡해수욕장까지 다도해 해상의 경관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검은돌과 원석으로 이루어진 용출리 해안 갯돌밭은 앞으로는 넓은 바다 수평선이 펼쳐지고 뒤로는 노송이 우거져 있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500m의 갯돌이 50m의 넓이로 펼쳐져 있고 파도에 씻기는 소리가 맑고 경쾌하게 들려 음악소리를 연상하게 해 발길을 붙잡는 명소 중 하나다.


안마도 트레킹 [사진=월간산 제공] 


전라남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안마도'도 휴가철에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라남도 영광군 낙월면에 위치한 이곳의 이름은 그 생김새가 말 안장을 닮았다 해서 붙여졌다.

영광 계마항에서 배로 2시간 20분이 지나야 도착할 수 있는 안마도는 서해의 영해 기점에 외로이 떠있는 섬으로, 아직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일상에서 멀리 떠나 느긋함을 즐기고 싶을 때 방문하기 제격이다.

안마도에서 트레킹은 선착장을 중심으로 윗길과 아랫길이 있다. 윗길은 월촌리 마을을 지나 신기리, 죽도로 이어진다. 안마도 본섬을 중심으로 인근의 죽도와 횡도·오도·석만도·소석만도 등의 유인도과 함께 안마군도를 이루며, 죽도는 1980년대 방파제를 쌓아 안마도 본도와 연결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임도를 따라 걷는 아랫길은 안마도로 들어 올 때 만났던 빨강 등대를 가까이에서 만져볼 수 있고 그 곳에서는 말코바위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등대 방파제에서 돌아 나와 오른쪽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모래로 이루어진 해안을 만난다. 산넘어 해수욕장은 조류와 해류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진 사빈해안으로 청정한 바닷물과 고운 모래를 즐길 수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남해안의 지속 가능한 섬 발전을 위해 전라남도와 손을 잡고 '섬앤산 100'과 연계한 콘텐츠를 계속 제작해 나갈 것"이라며 "16만7천여 명이 속한 BAC와 함께 비치코밍 프로젝트 등도 진행해 국내에서의 색다른 아웃도어 경험을 전달하는 데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